착한 사마리아인의 법 by emilie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The Good Samaritan Law)
자신에게 특별한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지 않는 사람을 처벌하는 법.
구조 불이행에 따른 구조거부죄 또는 불구조죄로 처벌.

이 법은 신약 성경의 누가복음에서 유래되었다.
강도를 당해 길에 쓰러져 있는 유대인을보고 당시 사회의 상류층인 제사장과 레위인
은 모두 지나쳤지만
유대인과 적대관계인 사마리아인이 구해 주었다는 이야기에서 바로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라는 명칭을 따온 것이다.
여기서 제사장과 레위인처럼 구조를 불이행한 자들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에 위배되므로
구조거부죄 또는 불구조죄로 처벌을 받는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 제정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제노비스 사건이 있다.

1964년, 미국 뉴욕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다.
사건 당시 제노비스는 35분 간 범인에게 강간 및 폭행, 자상을 당했다.
이 살인 현장의 목격자는 38명이나 되었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그녀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미국 사회에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고
이를 계기로 착한 삼리아인의 법이 제정된 것이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방관자 효과, 제노비스 신드롬이라는 심리학 용어도 생겨났다.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 또는 제노비스 신드롬(Genovese syndrome)
주위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
어떠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가에 따라 판단하여 행동하는 현상을 의미.
대중적 무관심 또는 구경꾼 효과로도 칭함.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을 적용하는 나라로는
프랑스, 폴란드, 독일, 포르투갈, 스위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노르웨이,
덴마크, 벨기에, 러시아, 루마니아, 헝가리
, 중국이 있다.

하지만 이 법은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도덕적 윤리적 문제와도 연관이 있어
사형제도와 마찬가지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법 중 하나다.
도덕과 법은 개별적인 문제로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바로 그 반론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을 적용하고 있지 않다.

형법 제271조에는 "법률 상 또는 계약 상 의무 있는 자가 부조를 요하는 자를 유기했을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는 내용이 있는데,
이에 따르면 의무가 없는 사람의 단순 도덕적 구조 불이행에 대해서는 유기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위급상황에서 구조를 이행하다 악화된 결과에 대해서도 감경 또는 면책을 법적으로 명시하고는 있지만,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또는 감면의 법은 '응급처치 제공의무를 가진 자' 에게만 범위가 적용되어
자칫 구조가 소극적으로 이루어 지거나 지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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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은 점차 사라져가는 도덕과 윤리 의식을 고양시키고
나아가서는 사회의 질서와 평안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장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의도를 가졌음에도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아 찬반 양론이 팽팽한 것이다.
도덕적인 부분을 법으로 제한하게 되면 그 처벌기준 또한 애매하고 포괄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돕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는 마음에서 우러나 실천해야 하는 것인데
법적인 제재를 통해서만 선행이 이루어지는 사회라면 얼마나 각박할까.
또한 역으로, 사회가 얼마나 각박하고 개인적, 혹은 이기적으로 돌아가기에
도덕적 측면에서도 법적인 제재가 필요할까.

2010년 1월, 서울역의 한 노숙자가 역사 밖에 방치된 채 죽음에 이른 사건이 있었다.
대합실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노숙자를 역무원이 강제 퇴거조치하여 사망에 이른 것이다.
검찰 측은 '서울역 직원이나 공익요원은 노숙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한국철도공사법 등에 직원의 부조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 없다'며 역무원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또한 '민법상의 사무관리나 관습, 조리 등에 의해서 유기죄의 부조의무를 확장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고 법관의 자의적 판단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의 국내 도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을 도입해야 할까?
가끔 뉴스, SNS 등을 통해 '훈훈한 사회'의 면모를 보여주는 영상, 또는 기사를 접한다.
전철에서 발작을 일으킨 사람을 주위 사람들이 합심하여 응급처치하고 재빠른 구급요청을 통해 구해낸 일,
난간에 기대있다가 떨어지는 아이를 행인이 목격하여 재빨리 뛰어가 받아낸 일
등의 소식을 접하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진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의 도입에 대한 논쟁은 법의 도입 전까지, 혹 도입이 된다면 그 후에도 역시나 이어질 것이다.
도덕이라는 개념이 철저히 객관적일 수 없고, 이론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가능하다면 우리나라에는 이 법이 도입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는 법규에 의해 행하는 도움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도움이 우선인 사회였으면 좋겠다.

도움의 실천은 나부터, 우리부터다.

+) 연관 도서: 디디에 디쿠앵 저, 누가 제노비스를 죽였는가

덧글

  • 잘봄 2013/10/18 13:37 # 삭제

    도덕적 측면 잘 보았습니다. 현실적 측면에서 법 제정시 많은 분쟁 소지가 있을 것 같네요. 어찌보면 하나의 의무가 강제 되는데 특히 범위에 있어 누구를, 어디까지, 어떻게 등 의무 부가 대상과 내용 한정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 산업재해 많은 회사에는 무재해 달성하자는 현수막이 걸리지만 산업재해 없는 회사엔 그런 현수막이 없는 것 처럼, 이 법이 있는 나라는 그 만큼 더 각박한 나라라는 역설이 될지도...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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